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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민주주의 덕후들의 파티

찐쩐 2023. 4. 24. 16:52

① 폴란드 개인 민주주의 포럼에 다녀와서 Personal Democracy Forum Central Eastern Europe 2019 #PDFCEE19 #그단스크


Published on May 21, 2019

안녕하세요, 여러분! 영국 주재 특파원(?) 찐쩐이에요.😉 
한국은 벌써 여름이라던데, 영국은 5월 초까지만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돼 봄이 왔는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이제 티셔츠만 입고 나가도 괜찮을 정도로 따뜻해졌고, 오후 9시까지 해가 떠 있으니 뭔가 해볼 수 있겠다 싶어 몸이 꿈틀꿈틀 해지네요. 🌞


들어가기 전에.. PDF라..🧐

PDF하면 이 PDF(Portable Document Format)가 먼저 떠올라서.. 기억하기 쉬우라고 일부로 의도한 축약어일까..? ⓒ Adobe Blog

폴란드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도시, 그다인스크(Gdańsk, Polska)에서 지난 4월 4일부터 이틀간 Personal Democracy Forum Central Eastern Europe(‘PDF CEE’)이, 이어 4월 6일에 제3회 Festival of Civic Tech for Democracy가 열렸어요. 빠띠의 유럽 특파원으로 1. 유럽의 기술과 민주주의 동향을 파악하고 2. 중동부 유럽의 활동가들과 네트워킹하기 위해 다녀왔어요.

참가자들과 국적, 나이, 활동 영역에 관계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대화하고 나를 표현했다. 신기하게 대화가 시작되면 머릿 속에 있던 고정관념이 하나둘 거두어졌다. [상단] 마지막 날 festival 때의 모습과 [하단] 매일 포럼이 끝나면 덕후들과 함께 after-party를..  (Photo by Dawid Linkowski, CC BY-NC-SA 3.0)

페스티벌 하니 신나는 노래와 약간의 알코올이 있는 자리를 떠올리셨을 수도 있는데요. (완전히 부정할 순 없네요ㅋㅋ😆) 각국의 ‘민주주의 덕후(democracy nerds)’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상황과 직면한 도전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였어요. 어떻게 보면 또 다른 형태의 포럼이었지만, 덕후들과 함께하니 참 즐거웠답니다~ [페스티벌 사진 둘러보기]

PDF의 시초를 찾아 2004년 뉴욕으로 거슬러가 올라가 봅니다. 정치 전문가, 기술자와 비영리 조직의 대표가 모여 기술이 사회와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민주주의와 advocacy 활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를 서로의 관점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나누는 취지에서 생겼다고 해요. 올해는 6월 6일 뉴욕 Civic Hall에서 2019 PDF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다인스크는 폴란드 민주화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항구 도시 그다인스크는 1980년대에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 동유럽 최초의 합법 노조인 자유노조를 조직해 투쟁을 이끌었다. 이어 1989년 최초로 공산당이 아닌 정당들의 연립 정부가 세워지며, 폴란드는 물론 동유럽에 민주화의 물결을 불어넣었다. (참고: ‘폴란드 민주주의 살리자’…다시 그단스크 연단에 선 바웬사, 한겨레)
[상단] Stocznia Gdansk는 폴란드어로 ‘그다인스크 조선소’라는 뜻. 포럼이 열렸던 European Solidarity Center(ESC) 주변.
[하단]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기념품이 ESC에 진열되어 있었다.
 

최초로 지역 PDF인 PDF Central and Eastern Europe은 2013년 폴란드에서 열렸는데요. PDF CEE는 PDF의 취지에 공감함과 동시에 폴란드와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도-미국과 주요 EU 국가에서 시민 참여와 공공 영역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활발히 쓰는 것처럼-유사한 활동을 하는 지역 내 사람과 활동을 드러내기 위해서 시작했대요.


2013년 처음 포럼이 열렸을 때,

???: 서부/중부/동부.. 넌 어느 편? 
폴란드: 난 그냥 나! 폴스카여~ 
(출처: 구글 지도)

PDF ‘Poland’ & Central Eastern Europe이라는 네이밍이었는데요. 폴란드가 서부/중부/동부 중 어디에 속하나? 란 이야기를 포럼 참가자들과 잠깐 나누기도 했어요.

폴란드가 지정학적으로는 서/북부 유럽에 가깝고, 정치적으로는 중/동부에 속해서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 아닐까? 그리고 나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지..? 라며 물음표를 던지고 열린 결말로 대화가 끝이 났어요.

유럽 하면 프랑스, 독일, 스페인 같은 서남부 국가들만 단편적으로 인식해 온 저에게 PDF CEE는 또 다른 유럽을 내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우리가 신뢰하는 것(In Whom We Trust)

“We keep worrying about mistrust and we tend to blame it for increasing populism, spreading fake news and communities breaking apart. This is only part of the truth. Regardless of its object, trust is always there. The question is in what and In Whom We Trust.”

“우리는 끝없이 불신을 우려합니다. (불신이 커져가는 이유로) 포퓰리즘과 가짜 뉴스, 와해된 커뮤니티를 탓하기도 합니다. 이건 오직 한쪽의 진실일 뿐이죠. (허위 뉴스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무언가가 진실임을 믿어야 하는 거잖아요.) 

대상이 무엇이냐에 상관없이 진실은 어딘가에 존재합니다. 
우리의 질문은 무엇을, 누구를 믿느냐는 것이죠.(출처: PDF CEE)
European Solidarity Center에서 열린 PDF CEE (Photo by Dawid Linkowski, CC BY-NC-SA 3.0)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한 PDF CEE는 ‘우리가 신뢰하는 것(In Whom We Trust)’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공론장, 시민 기술, 공공기술, 가짜 뉴스, 포퓰리즘이 주요 키워드였어요. 첫 번째 포럼의 주제가 ‘기술이 정책을 바꾼다(Technology changes policy)’였는데, 해가 갈수록 더 섬세하게 민주주의를 다루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Personal Democracy’ 이것 참 새롭다. 😀

직접, 대의, 숙의, 참여, 자유 민주주의… 는 들어 봤는데, ‘개인 민주주의(Personal Democracy)’라니… ‘이제는 개인이 자신만의 민주주의에 대해 정의하고, 그런 개인들 모두가 소중하다는 의미인가?’

‘개인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모바일과 인터넷 관련 기술로 일반 시민이 대규모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요즈음 그 어느 때보다 정보에 접근하고 공유하는 것이 쉽고 저렴하고 빨라졌습니다. 덕분에 시민들은 사회 활동과 정치에 관여하고, 기관 및 (정부) 당국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소통하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출처: PDF CEE 2013)

PDF는 21세기의 민주주의는 어떠해야 하는지 기술로 달라진 사회적인 조건에서 개인 민주주의라 명명하고 정의 내렸습니다. 빠띠가 새로운 민주주의를 고민할 때, 디지털 기반의 사회 지형을 고려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Next: 

① 유럽 민주주의 덕후들의 파티
② 전세계 100여 곳에서 사랑받는 시민 참여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③ 가짜 뉴스와 디지털 폭력에 대응하며.. 우리가 신뢰하는 것

 

참고

#PDFCEE19 라이브 스트리밍

사진(ePaństwo Foundation 플리커)